사랑니를 그냥 둬도 되는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
모든 사랑니를 뽑을 필요는 없습니다. 다만 남겨 두어도 되는 조건은 꽤 까다롭습니다. 연구 근거와 함께 정리했습니다.

박동욱 대표원장 ·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
|3분 분량
‘사랑니는 안 뽑아도 된다’는 말을 들었는데 왜 뽑아야 하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종종 계십니다.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면, 모든 사랑니를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. 오랜 기간 사람들을 추적한 대규모 연구와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임상 지침도 증상 없는 사랑니를 일괄적으로 뽑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. 저도 동의합니다. 다만 그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점을 함께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.
남겨 두자는 쪽의 근거
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. 첫째, 발치 과정의 신경 손상, 감염, 드라이 소켓 같은 위험을 굳이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. 둘째, 나중에 큰 어금니를 잃었을 때 사랑니를 그 자리에 옮겨 심는 자가치아이식의 ‘예비 치아’가 될 수 있다는 것. 셋째, 방향이 바르고 위생 관리가 잘 된다면 뽑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. 모두 일리 있는 이야기입니다.
자가치아이식이 가능한 경우는 드뭅니다
문제는 조건입니다. 사랑니를 옮겨 심기 가장 좋은 때는 뿌리가 4분의 3 정도 자란 시기, 대개 10대 후반입니다. 뿌리가 다 자란 뒤에는 이식 후 신경치료가 필요한데, 사랑니는 뿌리 모양이 복잡해 신경치료가 쉽지 않습니다. 게다가 사랑니를 상처 없이 뽑아 옮길 수 있어야 하고, 사랑니에 충치나 잇몸병이 없어야 하며, 마침 그 시기에 큰 어금니만 빠져야 합니다. 이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습니다. 사랑니를 교정으로 끌어와 쓰고 싶다면 교정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.
놔둔 사랑니가 남긴 결과들
대학병원에 있을 때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. 젊을 때 그냥 두자는 말을 듣고 지내다 사랑니 주변에 낭종이 커져서 오신 분, 완전히 묻혀 있으니 괜찮다고 했던 사랑니에 염증이 생겨 앞 어금니의 뼈까지 녹은 분, 틀니를 쓰시는 어르신이 사랑니 하나가 부어 복용하던 약을 조절하는 부담을 안고 발치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. 염증이 커지면 앞 어금니의 수명도 짧아지고, 빈 공간이 크면 뼈이식재를 채워 넣어야 합니다.
제 생각은 이렇습니다
남길 조건이 분명하지 않다면 20대 초중반에 뽑기를 권합니다. 이 시기에 가장 잘 빠지고 가장 잘 낫습니다. 25세가 넘으면 발치한 자리에 뼈가 차오르는 속도도 느려집니다. 사랑니를 계속 지켜보는 방법도 있지만, 그러려면 6개월마다 검진을 받으셔야 합니다. 어느 쪽이든 내 사랑니가 어떤 상태인지 CT로 정확히 확인하고 결정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.
- #사랑니
- #자가치아이식
- #매복 사랑니
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.
블로그 원문 보기